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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11.04.02 01:14

지진, 방사선 보다 더 무서운 인력난

조회 수 897 추천 수 0 댓글 13
||0||0지진이 일어나고,  난방도 안돼는 천정 뚫린 사무실에서 근무중입니다.
피난 생활 2주만에 사무실로 돌아왔죠.
한번 심하게 흔들린 사무실은 진도 2에도 왠지 더 흔들리는 기분...
일단 안전 검사에서는 이상 없고, 진도 7까지 끄떡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불안불안...
이사는 아마도 여름 즈음이 될까요?

아무튼 그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와규부터 남미산 고기까지 ... 전 세계의 고기를 유통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진이 와도 회사는 너무너무 바쁩니다.
아무리 지진이 와도 전국의 야키니쿠는 쉼없이 돌아갑니다.
아니, 불안함에 대량 주문이 폭주합니다.
오늘도 우리아게가 1000만엔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이런 일을 직원 12, 아르바이트 20명이 해오다,
직원 2명, 아르바이트 4명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진학 시즌이라 3명이 그만둔다고 하니,
1년 중 가장 바쁜 4월을 직원 10명, 아르바이트 13명이서 해나가야합니다.
많이 바쁜 날은 우리아게가 1500만엔씩 올라갑니다.
물론 많이 팔면 보너스 많이 받으니까 좋은데요.

솔찍히 지금은 죽을지경입니다.
중국으로 돌아간 직원 둘이 베테랑인데다 입사 2년째인 제가(1년은 아르바이트) 신입 사원 하나, 아르바이트 둘을 가르치며 일 해야합니다.
죽겠습니다.
현장이랑 재고 맞춰가면서 일해야하고, 전화는 종일 쉬지않고 울리고, 팩스가 쌓이고...
저도 도망갈까봐 무서운건지 4월 21일부터 승진이랍니다. ^^;;

8시에 출근해서
점심도 일 하면서 오니기리 먹고,
집에는 할증 붙는 택시타고(오늘 하필 자전거를 두고가서) 12시 40분에 왔습니다.

내일도 7시까지 출근해야합니다.
토요일은 직원이 반은 쉬니까 더 바쁩니다.

동유모, 조선족들 모이는 사이트 등등에 아르바이트 모집을 해도 여자들은 오질 않네요.
아마도 정말로 많이 돌아가버린거 같아요.

4월 한 달 지진, 방사선 공포보다 인력난으로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려야합니다.
4월은 정말 잔인한 한 달이 될 듯 합니다.







  • ?
    2011.04.02 01:28
    글을 읽으면서....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인력난을 겪을 시기인듯함을 느끼면서...넘기지만...
    계속 머리속에남아있는 4월 21일부터 승진.....주혀니님도 위기속의 기회를 잡으신건가요? ㅎ
    앞으로 20일 남았지만 미리 승진 축하드립니다.~~~~~
  • ?
    아오조라 2011.04.02 01:28
    고생이 많으시군요.

    저도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계약처가 대기업이라 사람메꾸는건 금방이네요. 한 1주일정도는 외국인 저 혼자였습니다.
    같은 플로어 다른 팀원들중에 한국사람이 4명정도 있었는데, 전부 도망갔더라고요.
    (도망갔다는 표현이 맞다고 봅니다. 계약처와는 전혀 상담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하나만으로
    계약처와 자신이 일하던 회사를 곤란하게 만들었으니, 게다가 그 후론 그회사랑 절대 계약안하겠죠.)

    결국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죄다 덮어쓰는겁니다.
    저도 지금 그 상황입니다. 팀이 다른데 그 팀일 가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스케쥴을 두팀것을 같히 해야되는건 아니니 상관은 없지만. 같은 전기계통업무라고는 하지만.
    갑자기 다른팀쪽 도와주러 가니 참 곤욕스럽네요. 게다가 도망간 한국인들이 만들어놓은 블랙홀 덮어쒸우는거 때문에 스트레스 쌓입니다.

    정작 개판치고 도망간 한국인들때문에, 남아 있는 한국인들은 정말 개고생합니다..
    도망간 사람들 몫까지 욕을 배로 먹습니다. 평소같으면 넘겨짚지도 않을 실수 같은것도, 지금 눈에보이면 바로 태클걸릴정도죠.
    한국으로 도망가신분들은 이점 유념해주셨으면 하네요.

    빠른시일내로 인력난이 안정화되셨으면 좋겠네요.
  • ?
    Tokyo™ 2011.04.02 01:54
    혹시 주말 알바라도... ;;;
  • ?
    Tokyo™ 2011.04.02 02:04
    뭐 돌아가신분들에 대해서 욕을 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본인이 그 상황에 직면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결정을 내렸을지는 장담을 못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돌아가려고 맘 먹었다면 적어도 뒷 상황은 생각해줘야 하지 않나 합니다.

    무작정 본인만 생각해서 다 접고 두번다시 일본에 돌아오지 않을 심정으로 돌아가신분들이야

    솔직히 뭐라고 못하겠습니다. 군대도 마찬가집니다. 제대 말년에 개판치고 나가도 그거 뭐 군법

    으로 다시 불러 올수도 없고 그냥 뒤에 남은 후임들이 고생 좀 하다 마는겁니다, 이번에도 그냥

    배째라 하고 돌아가신분들 더러 있습니다. 근데 저는 그분들을 욕하기 보다는 본사가 현지직원,

    또는 파견, 출장 중인 직원들을 강제적으로 불러들이는 경우도 있죠 이런 경우엔 상황이 나이지면

    당연히 다시 일본에 돌아와야 합니다. 근데 위에 말씀 하셨듯이 혼자 살겠다고 도망간 비겁한 사람

    으로 낙인 찍힐수도 있는 상왛이죠. 이게 참 외국인노동자로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말 어처

    구니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뭐 본인이야 지진 전부터 태국에 머물렀고 안정된 후에 일본에 돌아와서

    그 당시의 고통을 직접 겪지는 못했지만 만약에 일본이 이렇게 안정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예정대로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주변에 선,후배들은 다 본국으로 돌아가고 현재 1명 남아있습니다. 결국은 판단은

    본인이 하는겁니다. 솔직히 일본에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다 접고 돌아가시는분들은 남아있는 사람들

    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남은 사람들이 겪어야 할 개고생이야 말로 표현 못하겠지만 사람이 항상

    남 생각만 한다면 어떤 결정도 제대로 못 내리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판단으로 돌아가신분들도 굳이

    욕먹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 ?
    2011.04.02 02:06
    우리 같이 해요...저 한가해요...요즘...
  • ?
    아오조라 2011.04.02 02:25
    저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돌아가신분들이 아주 원만하게 해결하시고 가신분이라면 욕안합니다만.
    대부분이 그렇지가 못했는게 문제겠지요.
    사실 현장에서 고객처와 본인의 회사사이에 원만한 해결을 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한법입니다.
    그런데 그런거 전혀 신경안쓰고, 한국에서 권고내려온것도 아니고, 무작정 그냥 도망가신분들을 말한겁니다.

    그리고 남아있으신분들 생각을 안해도 된다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라는게 혼자서 못사는것처럼
    언젠가는 그사람들과 다시 조우할지도 모르지요. 나몰라라 하면서 도망가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도망가신분들은 욕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거구요.

    막말로 전 계약사원입니다. 어떤 회사에 소속된 정사원도 아니고. 지금 현장이랑 직접 계약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기 시작한다면, 과연.. 그런말씀을 하실지 의문이네요.
    같은 회사사람도 아니고, 그냥 같은 한국인이란 이유하나만으로요.
    이게 대기업쪽에서 이런 회사들이 있긴 있나봅니다. 당해보니 알겠네요.
  • ?
    아오조라 2011.04.02 02:33
    참 웃긴게 같은 회사 사람도 아닌데 말이죠.
    오늘이었습니다.
    4월 1일. 다 아시죠. 새년도 시작하는날입니다.
    T 대기업에서는 거의 1년이나 6개월마다 작업증을 갱신하는데요. 오늘 갱신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원래는 사진도 새로 찍고 새로운 색깔 작업증으로 바꿔줍니다.

    그런데 저는 안부르더군요. 이상해서 물어봤습니다.
    같은 플로어에 한국인 4명이 도망갔는데 (그분들 정확하게 17일부터 출근안했습니다.) 그것때문에
    저 이번에 작업증 갱신을 안해주더군요. 그리고 하는말이 당분간은 우리그룹(팀이 모인 그룹)에서는 외국인에겐
    작업증 발부를 안할거라고 하더군요. 정말 어이없더군요.
    같은 회사도 아니고, 아는사람도 아닌데. 왜 내가 당해야 되는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중요한건 작업증뿐만아니고 세큐리티IC칩카드도 발부를 안해줄거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이제 출입할때 엄청 귀찮아지는데, 미칠거 같더군요.

    정말 안당해보면 모르는겁니다. 왜 욕을 하는지.
  • ?
    Tokyo™ 2011.04.02 02:53
    솔직히 제가 직접 경험한 일이 아니라 뭐라고 말씀 드리진 못하겠습니다만

    나름 저도 지진 발생 전에 일본을 떠나 있었던지라 그 당시 상황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단지 언론,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연락을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자신 하는건

    일본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일정대로 일본으로 돌아가리라곤 맘 먹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아오조라님 말씀처럼 제 주변에 제가 아는 지인들도 뭐 뒤도 안 돌아보고 무작정

    귀국한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제가 윗 댓글에 말씀 들리고 싶었던 부분은 1차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간다고해서 무작정 까지는 말자는 거였습니다. 그 사람들 나름대로 본사에서의

    강제호출등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을테고 아오조라님이 예를 들어주셨듯이 아무 생각없이 나 혼자

    살겠다고 자 째고 튄 사람도 있을겁니다. 물론 제 주변에도 배째고 튄 인간도 있습니다. 사실 이기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그 친구를 크게 욕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장 제게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죠. 물론 멀리 본다면

    그 친구가 속해 있던 조직내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는 당연히 안좋게 기억 될것입니다. 이번에 위험한 시기에 일시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온 외국인근로자들도 제법 있더군요 이분들이 하나같이 이야기 하는게 보이지 않는 이지메..

    본인의 판단에 의해서 일시귀국 후 돌아온 사람도 있는 반면, 강제적으로 일시귀국 후 돌아온 사람들도 있죠.. 근데

    괜히 죄인같은 느낌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겁니다.



    뭐 각설하고 아무 생각없이 뒷일 생각 하지 않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배째라고 튄 경우 욕먹어 마땅하다는데는

    저는 100% 동감합니다. 다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귀국할수 밖에 없었던 분들도 있다는걸

    이야기하고 싶었던것 뿐입니다.
  • ?
    Constantine 2011.04.02 09:05
    이번 지진으로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광범위하게 피해가 큰것 같습니다.

    피해가 큰만큼 복구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 같네요.

    본국으로 돌아간 분이나, 저를 포함 여기 남아계신분이나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참고 견디면 나중에 좋은일 생기겠지요! ㅎ 동포 여러분 우리 모두 힘내요~~!! ㅎㅎㅎ
  • ?
    핑구(김성만) 2011.04.02 22:01
    저는 지진과도 원전과도 수천키로 떨어진곳에 살고 있는지라 같은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남의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지진이 났을때도 지금도 테레비 뉴스로만 심각성을 깨닫는 정도로 무심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다른 이면에는 이렇게 힘들게 지진의 휴유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 한번쯤 동경쪽에 취직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지금이 기회 일까요...ㅎㅎ

    여하튼 새로운 직원들이 빨랑 들어와서 좀 살만해져야 할텐데요...

    힘내시고 건강 챙기세요 ^^
  • profile
    2011.04.03 01:03
    그르게요...

    저희회사는 사장이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인을 많이 뽑았는데.. 이번에 죄다 돌아가서..
    남은 사람만 그야말로 뺑이를 까고 있습니다...

    아.. 올 봄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어쩌면 더 해야할지도..

    제가 이래뵈도 의리 하나는 끝내주걸라요...;;
  • ?
    샐리 2011.04.04 10:09
    혹시 주말 알바라도... ;;;(2)
    특히 골든위크때 10흘 일할수 있습니다,,,^^;
  • ?
    주혀니 2011.04.05 21:40
    저희 회사는 굉장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 사장 아래에 여러개의 회사가 있고,
    그 안에 한 중 일 삼국의 인력이 모여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 책임자는 중국인에,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한국인...
    솔찍히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들 필요에 의해, 자신이 선택해서 일본에 온거고, 열심히 맞춰가며 일했어요.

    처음에 지진이 일어났을 땐 정말... 사질 전... 남자직원들이 없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정도로 그들에게 고마웠어요,
    국적, 문화 상관 없이 조화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위기와 함께 찾아왔고,
    현장에서 피난 생활 하면서 더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렇게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는데...

    그런데,
    여직원 둘이... 그것도 제 바로 위 두 명이 앞뒤 안재고, 인수인계도 안하고, 갑자기 가겠다고 했죠.
    상사는 당황했고, 일단 무급휴가 형식으로 돌아가게했어요.
    그게 문제였죠.
    일단 기다리겠다는 건지... 직원을 안뽑고 아르바이트를 들일려고 하나봐요.
    아르바이트는 안구해지고, 심지어는 직원 아니면 면접도 안보겠다는 사람들까지 있네요.

    겨우 한 명이 들어오긴 했는데...
    4월을 어떻게 보낼지 정말 앞이 깜깜합니다.

    솔찍히 이럼 안돼는데...
    한중일 삼국인이 어울려 일하니, 문화적 차이의 스트레스로 중국인이랑은 말도 하기싫을 정도입니다.
    "꼭 다시 돌아올겁니다."라고 하고 나간 사람들이니까요.

    그래도 매일 매일 무사히 끝나면 그걸로 너무 행복하네요.
    네...
    저는 힘들어도 어쩜 지금 행복한지도요...(쓸데없는 생각과 고민을 할 여유조차 없으니까요. ^^;;)

    아! 그리고,
    도와주신다는 분들 진짜 감사드립니다.
    말만으로도 든든합니다.
    *^^*

    저 말고도 다들 힘드실거예요.
    우리 지지말고 열심히 해서 꼭 이 위기를 넘어갑시다.
    외국인노동자 화이팅!!!
    ^^